[사설]丁世均 원내대표가 해야 할 일

  • 입력 2005년 1월 24일 17시 56분


코멘트
열린우리당의 새 원내대표로 정세균 의원이 선출됐다. 정부가 올해 국정기조를 민생·경제 살리기로 정한 터에 ‘합리적 경제통’으로 알려진 그가 집권당 원내사령탑을 맡은 것은 긍정적이다. 정 대표의 취임이 당의 틀을 지금까지의 이념투쟁 중심에서 실용(實用)주의로 바꿔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당이 강경파에 휘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지난해 4대 쟁점법안 추진 과정에서 보듯 당 지도부 결정이나 여야 합의 번복 뒤에는 늘 강경파가 있었다.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되 당론이 결정되면 따르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당장 2월 임시국회부터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민생·경제에 치중하면서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 처리 문제는 우회(迂回)의 길도 찾아보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당내 온건한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기본이다.

지금 여당의 사정은 간단치 않다. 내부적으로는 국민참여연대 등 친노(親盧)그룹이 당의 지분을 크게 늘려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혁’만을 외치는 강경파의 득세(得勢)는 당을 두 쪽으로 나누고, 모처럼 해빙 분위기인 여야 관계도 손상시킬 우려가 높다. 외부적으로는 머잖아 과반 의석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력(自力)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의 선택은 분명하다. 당내의 강경한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동시에 대야(對野) 관계에서도 유연성을 보이는 ‘통합과 조율’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4월 재·보궐선거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무리수를 두는 일도 없어야 한다. 마침 한나라당도 정 대표에게 “민생·경제를 푸는 데 여야가 힘을 합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내에서 함께 상생정치를 해나가자”며 덕담을 했다. 이 덕담을 실천으로 이어나가는 것은 결국 정 대표의 몫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