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맥기-미나케 ‘막강 용병 콤비’ 조련 KTF 추일승감독

  • 입력 2005년 1월 20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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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감독
추일승 감독
프로농구 KTF는 요즘 다른 구단에 부러움의 대상이다.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용병 교체 없이 상위권을 질주하고 있기 때문.

올 시즌에는 사상 최고인 15명의 외국인선수가 퇴출될 만큼 각 팀이 용병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KTF 애런 맥기(196cm)와 게이브 미나케(195cm)는 역대 최고의 콤비로 불리며 코트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둘 다 비슷한 스타일의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포스트 플레이는 물론이고 3점슛 능력까지 갖췄다는 뜻. 19일 현재 미나케는 평균 23.5점(7위), 맥기는 21.7점(9위)으로 득점 부문에서 10위 안에 들어 있다. 3점슛은 미나케(62개) 맥기(48개)가 110개를 합작해 팀 전체(297개)의 30%를 넘었다. 포스트맨이 번갈아 외곽까지 나가 결정적인 순간에 3점포를 꽂으니 상대 수비는 누굴 어떻게 막아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맥기는 13.1리바운드로 이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본업에도 충실하다.

이충희 SBS 해설위원은 “KTF 용병 둘은 힘의 농구를 구사하며 상대를 압도한다”면서 “해결 능력에다 적중률까지 높아 국내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럼 이런 대어를 낚은 비결은 무엇일까. KTF 추일승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인터넷과 지인들을 통해 용병 정보 수집에 나섰고 미국 대학농구 캠프까지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유럽을 돌 때는 연결 항공편을 놓쳐 10시간 넘게 이탈리아 로마 공항에서 기다린 적도 있고 이스라엘에 들어갈 때는 테러범으로 오인 받아 헌병대의 조사까지 받았다는 것.

미나케는 다혈질에다 너무 많은 팀을 전전한 경력이 흠집으로 남아 다른 팀에서 포기했으나 추 감독은 미국 내 다른 지도자들의 조언을 통해 소신껏 낙점했다. 당초 맥기는 신통치 않아 보여 망설였으나 미국 현지 테스트에서 3점슛 19개를 연달아 넣는 모습에 합격점을 줬다.

추 감독은 “용병 둘이 없었다면 현재의 성적은 기대할 수 없다”면서 “내년 시즌에도 재계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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