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9단은 이 9단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차라리 잘됐다. 어차피 자주 만날 텐데 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지난해엔 최 9단이 신예여서 기풍을 잘 몰랐지만 지난 1년간 그의 바둑을 많이 봐 익숙해졌다. 이번엔 편하게 둘 수 있을 것 같다”며 결의를 다졌다.
돌을 가린 끝에 최 9단이 흑을 잡았다.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두 기사는 지난 47기 국수전 도전기에서 흑을 잡을 때마다 이겼다. 최 9단은 이번 5번기의 첫판에서 흑을 잡았다는 점이 기분 좋았을 것이다.
최 9단은 흑 1의 화점을 택한다. 의외였다. 최 9단은 지난 기에서 흑을 잡을 때마다 소목 포석을 들고 나왔다. 그의 소목 포석은 ‘최철한 포석’으로 불릴 정도였고 이 9단의 발목을 잡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그는 화점에 둔 것에 대해 “기분 전환용”이라고 했지만 다른 수를 염두에 뒀을 것이다.
흑 17까지 바둑은 유연하게 흘러간다. 초반부터 격렬한 흐름을 보였던 지난 기 국수전과는 사뭇 다르다.
해설=김승준 8단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