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라이프]‘쇳대 박물관’ 운영 최홍규씨

입력 2004-12-12 18:35수정 2009-10-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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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쇳대박물관’을 세워 자신이 수집한 국내외 자물쇠와 열쇠 3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최홍규 씨. 그는 “고려청자나 조선백자 못지않게 옛 자물쇠와 열쇠에도 우리네 장인의 숨결이 깃들어있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젊음의 거리’인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과 방송통신대 사이 골목을 오르다 보면 ‘녹슨 쇠(鐵)’로 외벽 전체를 덮은 독특한 건물이 눈에 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진짜로 녹이 덕지덕지 슨 쇠뭉치들이 가득하다. 이곳이 바로 3000여 점의 국내외 자물쇠와 열쇠를 모아 놓은 ‘쇳대 박물관’(‘쇳대’는 열쇠의 방언)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최가철물’이란 철물점을 운영하는 최홍규 씨(48)가 지난해 11월 전 재산을 들여 개관한 사설 박물관이다.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건물 가운데 3, 4층이 전시공간이다.

최 씨는 “강북은 유적지와 고궁이 산재해 있고 그중에서도 동숭동은 문화 향취가 가득한 공간”이라며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 준 자물쇠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싶어 동숭동에 박물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고려 왕실에서 사용했던 은입사 자물쇠와 조선 상류사회에서 혼수품으로 애용됐던 열쇠패(장식용 열쇠고리)를 비롯해 유럽 아프리카 티베트 북한 등 세계 각국의 자물쇠와 열쇠들도 전시돼 있다.

순금 자물쇠부터 심하게 부식돼 부서질 듯한 자물쇠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다양한 전시품들은 최 씨가 29년간 모아온 것들. 외국에서 자물쇠를 가져오다 무기로 오인 받아 세관에서 압수당하거나, 흉가(凶家)의 자물쇠를 살펴보다 도둑으로 오인받기도 했다.

“가구가 ‘꽃’이라면 자물쇠는 ‘나비’라 할 수 있어요. 현대식 가구에 밀려 옛 가구는 사라지고 자물쇠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단순히 잠그고 여는 것 외에 옛 장인(匠人)의 정성이 담겨 있어요.”

고교 졸업 후 중구 을지로의 작은 철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차디찬 쇠가 다양한 물건으로 ‘환골탈태’하는 과정을 보며 쇠에 매료된 그는 철물점 종업원으로 잔뼈가 굵은 뒤 1989년에 자신의 성을 딴 철물점을 창업했다.

▼찾아가는 길▼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에서 방송통신대 방면으로 걸어서 5분 거리. 어린이 2000원, 청소년 3000원, 일반 5000원, 6세 미만이나 경로우대증 소지자는 무료.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은 휴관. 16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세계의 자물쇠전’이 열린다. 02-766-6495 www.lockmuseum.org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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