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허장회 9단 도장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양가의 종교가 달라 어려움을 겪었으나 1일 부모의 상견례를 거친 뒤 2일 예식장을 정했다고 한다.
백 76이 지나치게 멋을 부린 행마라는 지적을 받았다. 참고 1도 백 1로 단수치고 3으로 뛰는 단단한 행마가 좋았다는 것이다. 이어 백 5로 뛰면 중앙 백은 무난하게 수습된 모양이다. 흑 세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멋’보다 ‘실속’이 먼저였다.
흑은 77∼81로 밀어부쳐 50여집을 만들었다.
그러나 흑이 약간 두터운 것처럼 보이는 시점에 실착이 나온다. 흑 87은 참고 2도 흑 1의 맥점을 놓친 수. 백 2로 움직이면 흑은 7까지 두텁게 연결해 실전보다 좋다.
프로기사도 이처럼 간단한 맥점을 놓칠 때가 있다. 프로기사에게 지금까지 진행을 보여준 뒤 중앙에서 수를 찾으라고 하면 금방 87의 맥점을 짚을 것이다. 고수들은 수의 유무(有無)만 판별되면 이후 수읽기는 어렵지 않게 해낸다.
백이 92로 다가오자 백은 완전히 풀린 모습을 보여준다. 흑 93의 응수 타진에 ‘가’로 잇지 않고 백 94로 반발한 것도 좋은 수다.
흑은 95로 상변에서 전단을 찾는다. 상변과 같은 모양에서는 흑 95의 침입수를 기억해 둘만하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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