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이부영의장 “박정희는 프락치 총책”

  • 입력 2004년 8월 20일 18시 45분


코멘트
대통령 축하난 전달열린우리당 이부영 신임의장(오른쪽)은 20일 오전 당사를 방문한 이병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보낸 축하난을 전해 받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 의장에게 직접 축하전화를 걸지는 않았다.- 김경제기자
대통령 축하난 전달
열린우리당 이부영 신임의장(오른쪽)은 20일 오전 당사를 방문한 이병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보낸 축하난을 전해 받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 의장에게 직접 축하전화를 걸지는 않았다.- 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0일에도 과거사 진상규명 방식과 대상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친북 및 용공행위’를 진상규명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겨냥해 “가해자가 가해했던 사실을 조사하고 바로잡겠다고 하면 바로잡아지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는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관제(官制) 역사 쓰기’로 규정하고 “여당은 역사에 대한 정치적 접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밖의 중립적인 기구를 통한 학술적 접근을 하자는 주장이다.

이 의장은 이날 취임 후 첫 상임중앙위원회를 주재하면서 “냉전시대 동안 한반도 남쪽에서 누가 가해자였고 누가 피해자였는지는 분명하다. 온갖 고문과 조작을 통해 가해를 했던 사람들이 조사에 참여해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인식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유신 정권 또는 5공화국에 몸담았거나 협력했던 사람들은 과거사 진상규명의 주체가 될 자격이 없다는 논리였다.

그는 이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을 거명하면서 “일본군 중위가 되고, 독립군에 합류했다가, 공산주의자로 변신했고 군 내 프락치 총책이 된 일 등을 정리하자는 것”이라며 박 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정략에 따라 친노(親盧) 세력들이 원하는 특정 사안만 규명하려 한다”고 맞받아쳤다.

박 대표는 이 의장의 발언에 대해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고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이 전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정치색을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온전한 역사조명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굳이 국회 내 조사를 고집하는 이유는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역사에 기록될 대상이지 역사를 새로 쓰는 주체가 아니다”며 “그들이 나선 자체가 잘못된 나쁜 역사를 스스로 쓰고 있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