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 네 편’을 가르는 현상이 심각한 한국 사회를 정신의학 측면에서 보면 어떨까.
인격이 미성숙한 5, 6세의 어린이들은 대상을 양분한 뒤 ‘내 편’은 뭘 해도 좋게 보는 ‘동일화’ 의식을 갖는다. 반면 ‘상대편’에 대해선 자신의 열등감이나 욕망을 전가하는 ‘투사(投射)’ 방식으로 책임을 떠넘긴다.
저자는 다양한 한국 사회의 병리 현상을 정신의학의 범주로 들여다본다.
그는 △극단적으로 외모를 중시하는 ‘신체이형(異形) 장애’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평등강박 장애’ △모든 분야에서 특정 인격을 요구받는 ‘다중인격 장애’ △성인이 돼도 어른 역할을 못하는 ‘피터팬 증후군’ △유난히 휩쓸리기를 좋아하고 집단 속에 안주하는 ‘집단 히스테리’ △순간에 안주하며 충동적으로 생활하는 ‘하루살이 증후군’ 등을 주요 병리현상으로 들고 있다.
자신만 아는 ‘유아(唯我)’와 미성숙한 ‘유아(幼兒)’적 인격을 고칠 대안은 없을까. 책에 실린 저자의 대답은 귀담아들어 볼 만하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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