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野타고라스 공식’을 아시나요?

  • 입력 2004년 7월 2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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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은 수학으로 해석될 수 있다.’

98년 미국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대표작 ‘레퀴엠’)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이 같은 주제의 작품 ‘파이(π)’로 감독상을 받았다. 일정한 ‘주식시세 변화 예측 모델’을 구하려는 한 천재 수학자의 삶을 담은 내용.

스포츠는 어떨까. 최근 뉴욕 타임스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의 승률을 도출할 수 있는 공식 하나를 소개했다.

‘야구팀 승률=총득점의 제곱/(총득점의 제곱+총실점의 제곱).’

1980년대 초 미국 스포츠 이론가 빌 제임스가 수학의 ‘피타고라스의 정리(직각삼각형에서 빗변 길이의 제곱은 다른 두 변 제곱의 합과 같다)’를 응용해 만든 공식. ‘야구의 피타고라스 승률 공식’인 셈이다. 그에 따르면 이 공식으로 도출되는 승률이 팀의 ‘진짜 실력’이라는 것.

실제 6월 30일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각 팀의 성적을 이 공식으로 분석해 본 결과는 흥미롭다. 피타고라스 승률 공식에 의한 성적이 실제 성적에 거의 근접하고 있기 때문. 더구나 팀의 경기수가 늘어날수록 실제 성적과 피타고라스 승률 공식에 의한 결과의 차이가 좁혀졌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우 지난달 30일까지 득점 431점, 실점 357점을 기록했다. 이를 피타고라스 공식에 적용하면 시카고의 승률은 0.593으로 44승30패여야 한다. 하지만 실제는 41승33패. 피타고라스공식에서 나온 결과보다 3승이 적다. 그렇다면 시카고는 후반기 남은 경기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조시 번스 부단장은 “야구의 ‘피타고라스 승률 공식’은 후반기 팀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반기가 끝난 국내 프로야구는 어떨까. 전반기 1위인 현대는 79경기에서 득점 420, 실점 384점을 기록했다. 피타고라스 공식으로 도출한 승률은 0.545로 무승부인 5경기를 뺄 경우 전적은 40승34패. 그러나 실제 성적은 43승31패로 이보다 3승이 많다. 반면 전기리그 2위 두산의 실제 성적은 43승37패로 피타고라스 공식에 의한 결과(45승35패)보다 2승이 적다.

결국 피타고라스 승률 공식에 따른다면 현대는 후반기에 고전하고 두산은 전반기보다 상승세를 탄다는 분석.

과연 후반기에 양 팀의 순위가 좁혀지거나 역전될지 궁금하다.

메이저리그 NL 동부지구 (*6월 30일 현재)
순위공식에 의한 승패실제 승패차이
필라델피아41-3540-36-1
애틀랜타39-3937-40-2
뉴욕 메츠39-3941-37+2
플로리다38-3837-39-1
몬트리올27-4926-50-1

국내 프로야구 전기리그
순위공식에 의한 승패실제 승패차이
현대40-3443-31+3
두산45-3543-37-2
삼성40-3441-33+1
기아35-4441-38+6
SK38-3536-37-2
LG37-4136-42-1
한화34-4134-410
롯데33-3828-43-5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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