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베트남 “한국축구 또 이겨보자”

  • 입력 2004년 6월 3일 18시 36분


‘한국을 넘어 조 1위를 차지하겠다.’

지난해 말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 편성에서 한국이 약체인 베트남, 몰디브, 레바논과 같은 7조에 편성되자 경쟁국들은 한국이 ‘행운의 7(lucky seven)을 잡았다‘고 부러워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한국은 동네북 신세가 됐다. 지난 2월 18일 열린 레바논과의 첫 경기를 2-0으로 이기긴 했지만 3월31일 충격의 몰디브전 무승부(0-0)에 이어 2일 터키와의 평가전마저 0-1.

이대로라면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베트남과의 2차 예선 3차전도 안심할 수 없다. 베트남은 지난해 10월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에 0-1의 패배를 안긴 상대.

객관적인 전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의 베트남은 한국(19위)보다 한수 아래. 하지만 현재 1승1패로 조 1위 한국(1승1무)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는 베트남은 한국을 이길 경우 조 1위가 가능해 총력전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출신 에드손 아우잔로 타바레스 베트남 감독이 한국전에 대비해 하노이에 있는 국립트레이닝센터(NTC)에서 강도 높은 ‘밀봉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것. 선수들의 외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물론 전력 노출을 꺼려 언론에도 훈련장면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루 두 차례씩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타바레스 감독은 “훈련 태만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규칙을 준수하길 바란다”며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카리스마가 강한 타바레스 감독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한국전 명단에서 베트남 최고 스타인 팜 반 쿠엔(20)을 팀워크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쿠엔은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 한국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신예 골잡이. 타바레스 감독은 대신 오랫동안 대표팀을 떠나있던 노장 스트라이커 러후안덕과 골키퍼 트란 민 창을 불러들였다.

박성화 한국대표팀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우선으로 터키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베트남전에 전력을 쏟아 지난해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2차 예선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져 각 조 1위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한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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