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미소-안티고네에서 모나리자까지’

  • 입력 2004년 5월 28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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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안티고네에서 모나리자까지/소피 쇼보 지음 진인혜 옮김/303쪽9000원 영림카디널

영국 빅토리아여왕 시절엔 미소(微笑)가 금지됐다. ‘입은 먹는 행위에만 쓰이는 매우 상스러운 구멍’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더 옛날엔 위생 수준이 낮아 스무살만 넘으면 이가 엉망이 되는 탓에 이를 드러내는 미소는 아이들에게만 허용됐다. 오늘날엔 일회용짜리 상업적 미소가 판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미소는 ‘소리 없이 빙긋이 웃음, 또는 그런 웃음’이다. 하지만 미소는 사전적 정의를 뛰어넘는다.

패자의 미소, 유혹의 미소, 죽음의 미소…. 모든 미소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힘들어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는 표현처럼 미소는 정신적 자세다.

이 책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저자가 미소에 바치는 찬가다. 수수께끼 같은 모나리자의 미소부터 슬픈 현실에 대항하는 무기로서의 미소까지 다양한 미소를 만날 수 있다.

“드넓은 대양과 모래언덕도 미소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작가의 소박한 마음에 따스한 미소를!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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