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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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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는 말 그대로 과제다. 경제 당면 과제의 하나로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되뇌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중요한 것은 공허한 깃발이 아니라 비전을 구체화할 변화의 기반을 갖춰가고 있느냐는 점이다.
어느 금융인은 외국계 회사가 세금과 직원 생활환경 등의 문제 때문에 본사의 서울행을 포기하는 마당에 금융허브를 말하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꼬집었다.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와 자유롭게 이익을 추구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이런 여건이 최대한 조성된다고 그것만으로 금융 중심국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는 금융허브가 꿈일 뿐이라는 사실은 각국의 전례들이 말해 준다.
기업하기도, 이익 내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 탓에 국내 제조업체들이 앞 다퉈 해외로 떠나거나 투자를 기피해 제조업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금융산업의 취약성도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런데도 제조업이 한계에 부닥쳤으니 대신 금융 물류 등에서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자는 주장은 ‘다리가 없으니 팔로 걷자’는 발상과 비슷하다.
임금과 노동구조, 정부 규제, 반(反)기업 정서, 반시장주의에 널려 있는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을 구체적이고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동북아경제중심이라는 구호 아래 금융허브론을 내세우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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