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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0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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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121석을 얻어 제1야당이 됐지만 부패, 수구 정당이란 이미지까지 씻은 것은 아니다. 견제와 균형을 위해 한나라당에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국민 뜻이 아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런 총선 민의(民意)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합리적이고 건전한 보수 세력의 진정한 대변자가 되려면 당의 이념, 정강정책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기득권과 지역정서가 더 이상 당의 존립기반이 돼서는 안 된다. 좌(左)로 가는 듯한 사회 분위기에 흔들리거나 편승하려 해도 안 되겠지만 시대의 흐름마저 외면하는 낡은 사고와 구태(舊態)는 버려야 한다.
당내에서도 열린 보수, 중도 보수를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이제 거기에 담을 내용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 이번 총선으로 한나라당도 변화에 필요한 나름대로의 역동성을 갖게 됐다. 절반이 넘는 62명의 당선자가 초선이고 이들은 한결같이 부패, 지역, 계보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추진 중인 정책정당, 디지털 정당화도 바른 방향이다. 박 대표가 강조해 온 ‘싸우지 않는 국회’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국회’와도 통하는 얘기다. 이런 모든 것들이 한층 다듬어지고 모아져서 강력하게 실천될 때 국민은 비로소 대안, 수권세력으로서 한나라당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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