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홈런왕경쟁 스타트 “포스트 승엽 나를 보라”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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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일본 진출로 무주공산이 된 2004프로야구의 홈런왕 경쟁이 벌써부터 불을 뿜고 있다.

개막 2연전을 치렀을 뿐이지만 가장 눈에 띄는 타자는 삼성 특급 용병 오리어리. 그는 시즌 개막 직전 ‘자진 퇴출’ 파동을 겪으며 문제아로 낙인찍혔지만 눈 깜짝할 새에 홈런 3방을 몰아치는 괴력을 보여 불만에 가득 차 있던 삼성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OK 사인을 받았다.

오리어리는 이승엽과 스타일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같은 왼손타자로 힘보다는 빠른 스윙을 이용한 임팩트로 홈런을 만들어낸다. 메이저리그 통산 127홈런의 관록. 4일 개막전 홈런에 이어 5일에는 연타석 아치를 그릴 정도로 몰아치기에 능하다는 점도 닮았다.

그는 또 역대 가장 많은 홈런왕을 배출한 홈런공장 대구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이에 비해 ‘포스트 이승엽’의 선두주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현대 심정수는 아직 방망이를 잡지도 못한 개점휴업 상태. 그는 지난달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마친 뒤부터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근육이 3mm 가량 찢어진 것으로 드러나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어서 계속 선수단을 따라다니며 출격 대기 중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홈런 2위에 오를 정도로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게 그의 최대 강점이다.

2000년 홈런왕인 SK 박경완의 분발도 돋보인다. 안방 살림을 도맡는 포수 마스크를 써야 하는 부담에 최근 들어 타격이 주춤했지만 올해는 시즌 초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밖에 이승엽이 후계자로 지목한 한화 김태균과 기아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마해영, 잠실구장 장외홈런에 빛나는 두산 김동주 등이 아직 홈런 신고식은 하지 못했지만 2004홈런왕 후보에 명함을 내밀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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