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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26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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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님이 도착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신당 참여를 관망하는 입장에서 워크숍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김기재(金杞載) 의원이 뒤늦게 찾아온 것이었다. 당시 신당 추진을 주도한 한 핵심 관계자는 “참석자 수가 예상보다 늘어나자 김 의원으로부터 ‘아무래도 가는 게 좋겠지’라는 문의전화가 걸려 왔었다”고 귀띔했다.
#2:지난해 10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열린우리당사. 신당을 지지하면서도 의원직을 지키기 위해 분당 후에도 민주당에 남아 있던 ‘전국구 7인방’ 가운데 박양수 오영식 이미경 이재정 허운나 의원 등 5명이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탈당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조배숙 의원도 두 달 뒤인 12월 말 결국 탈당했다.
하지만 김기재 의원만은 끝내 입을 다물었다. 박양수 전 의원도 조 의원의 탈당 때 “김 의원은 민주당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10% 초반에 머물렀다.
그러던 김 의원이 25일 보좌진을 통해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부산 연제구에 출마하겠다”며 뒤늦게 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날 각 방송사는 설 연휴 기간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큰 차로 제치고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더욱 의아한 대목은 마치 고3 수험생의 눈치 지원작전을 방불케 하는 김 의원의 ‘막차 타기’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 초선 의원은 “김 의원이 그동안 보인 행태는 괘씸하지만 영남에 ‘올인’을 하자는 판에 제 발로 부산에 가겠다는 사람을 마다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씁쓸해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눈치 보기’는 물론 그런 볼썽사나운 행보마저 못 본 척 감싸 안는 열린우리당의 올인 전략을 유권자들이 과연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이승헌 정치부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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