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

  • 입력 2004년 1월 9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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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전20권)/김억 외 지음/각권 68∼248쪽 각권 6500원 열린책들

한국 현대시사의 밑거름이 된 김소월 한용운 등의 초간본 시집이 다시 태어났다.

이남호 고려대 교수(48·국어교육학)가 책임편집을 맡아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1923년)부터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년)까지 근대문학기의 ‘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를 출간한 것. 현대시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정지용의 ‘정지용 시집’(1934년)과 ‘백록담’(1941년),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현실을 서정으로 승화한 이용악의 ‘오랑캐꽃’(1947년) 등이 포함됐다.

이 교수는 작품성과 문학사적 의의를 중심으로 20권의 시집을 선정한 뒤 도서관과 개인소장자를 통해 초간본을 찾았다. 1931년 집단사에서 나온 ‘카프시인집’의 경우 소장자가 ‘실물’ 보여주기를 꺼려 디지털 카메라로 각 페이지를 촬영한 파일을 건네받아야 했다.

총서는 초간본의 본문 편집 순서를 그대로 따랐고 책 펴낸 때, 출판사 등을 밝히는 간기(刊記)면에 초간본의 서지 사항을 함께 수록했다. 맞춤법의 경우 한자를 한글로 바꾸고 시적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재 표기법에 맞게 고쳤다.

“소월의 시 ‘진달래꽃’의 경우 국문학자들끼리는 ‘한 번 인용될 때마다 새로운 판본이 생긴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여러 표기가 있습니다. 근대 초기 문학 작품들을 오늘날의 표기법에 맞게 고쳐 결정본을 확정짓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번 총서는 그런 작업의 ‘디딤돌’인 셈이죠.”(이 교수)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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