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2003 스포츠 10대 해프닝

입력 2003-12-17 17:49수정 2009-10-10 07:0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①야구장에 웬 잠자리채?

한국 야구 100년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야구장을 수놓은 잠자리채의 물결. 그곳엔 최소 2억원은 될 거라는 ‘황금 잠자리’가 비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삼성-롯데전이 열린 10월2일 대구구장. 1회말 삼성 이승엽의 방망이 끝에서 태어난 황금 잠자리(홈런 볼)는 힘차게 포물선을 그리며 외야를 향했다. 시즌 56호 아시아 홈런 신기록. 그러나 황금 잠자리는 관중석이 아닌 외야 펜스 바로 뒤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마치 “나 잡아봐라”는 듯이….


②“장군님 사진을 비 맞게 하다니…”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한 북한 미녀 응원단 이 버스에서 우르르 내리더니 눈물까지 터뜨렸다. 이유는 “(김정일)장군님의 사진이 너무 낮게 걸려 있는데다 비를 맞도록 방치돼 있다”는 것. 이들은 8월28일 오후 경북 예천군 중앙고속도로 예천 나들목 진입로를 지나던 중 갑자기 버스를 세운 뒤 김대중 전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이 인쇄된 플래카드 4개를 떼어냈다. 그리고 플래카드를 정성껏 접어 버스로 모시고(?) 갔다.

③김병현 '가운데 손가락 사건'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의 피가 유난히 뜨겁게 달아 오른 한해. 김병현은 10월5일 보스턴 팬웨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경기 시작 전 홈 관중의 야유를 받자 야릇한 미소를 띤 채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마치 “x 먹으라”는 듯. 귀국 후 11월9일엔 서울 강남의 한 스포츠센터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댄 사진기자와 시비가 붙어 폭행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병현은 취재기자들에게 “여러분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충고까지 한 마디.

④쿠엘류의 변명 "10명과 싸우는게 더 어렵다"

“축구전략은 11명을 상대로 세운다. 10명을 상대로 싸우면 전략이 먹혀들지 않는다. 10명을 상대로 싸우는 게 11명과 싸우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12월10일 11-10의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0-0으로 비긴 뒤 쿠엘류 감독이 내린 엽기적인 분석. 그렇다면 그보다 사흘 앞서 열린 중국전에서 이을용의 퇴장으로 고전한 뒤 “선수가 부족해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변명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쿠엘류 감독 말대로라면 11명이 싸운 중국이 더 어려웠어야지.

⑤동계올림픽 유치 실패…김운용 진실게임

역시 ‘IOC 9단.’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이틀 뒤인 7월4일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부위원장에 당선됐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 이에 평창유치위측은 “김 위원이 부위원장에 집착한 나머지 평창의 표를 갉아먹었다”고 맹공. 그러나 노회한 김 위원은 “내가 나간다고도 안했지만 안 나간다고도 하지 않았다”며 “선거운동은 개최지 투표가 끝난 뒤부터 했는데 나를 ‘역적’으로 지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이었을까.

⑥어! 클럽이 2개 더 들어있네

지난 6일 한일골프대항전 첫 날 4번 홀 페어웨이에서 클럽을 고르던 박세리(CJ)는 황당했다. 규정보다 2개나 많은 16개의 클럽이 캐디백에 들어있었던 것. 비 때문에 캐디백 커버가 씌워져 있어 상대방이 눈치 챌 수 없었지만 박세리는 즉각 ‘자진신고’하고 페널티(2개 홀 패배)를 받았다. 결국 2홀 차 패배. 하지만 박세리는 다음날 24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치며 올 시즌 10승을 거둔 일본 최강 후도 유리(27)를 70타-76타로 완파, 한국팀 에이스의 체면을 지켰다.

⑦'자책골' 넣는 수비수?

“골문은 저쪽인데…” 홍명보를 이을 ‘차세대 수비수’ 조병국(22·수원 삼성)은 ‘자책골 징크스’로 가슴을 쳤다. 4월16일 서울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한일전에서 일본 나가이의 슛을 막다가 결승골로 연결된 자책골을 기록한 게 처음.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7월23일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 한일전에선 1-0으로 앞서던 전반 29분 일본 이시가와의 크로스패스를 막는다는 것이 그대로 발 맞고 골인. 9월7일 K리그 부산 아이콘스전에서도 불운은 이어져 1년에 한 번도 힘든 자책골을 3차례나 기록했다.

⑧프로농구 챔프전 '사라진 15초'

프로농구에도 ‘덤’이 있나? 4월11일 TG와 오리온스의 챔피언결정 5차전. 종료 1분여를 앞두고 경기장 타이머가 15초간 멈췄다. 당시에는 아무도 이를 몰랐다. 70-76으로 뒤지던 TG는 78-78로 동점을 이룬 뒤 3차 연장까지 가는 대혈전 끝에 98-97로 이겼다. 오리온스는 경기 후 ‘15초 덤’이 승패에 영향을 주었다며 KBL에 제소. 챔프전이 무산될 위기에서 오리온스 정태호 단장은 6차전 시작 30분전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을 자청, 제소를 취하했다. TG가 6차전에서도 이겨 우승.

⑨'1시간 만에 잃은 챔피언 벨트'

명색이 국제심판인데 산수도 제대로 못하나. WBC 페더급 1위인 지인진(30·대원체육관)은 10월19일 영국 맨체스터 MEN어리나에서 동급 2위 마이클 브로디(29·영국)와 챔피언결정전을 벌였다. 12회 판정결과는 2회에 다운을 빼앗은 지인진의 2-0 판정승. 외신도 지인진의 챔피언등극을 전세계로 타전했다. 그러나 1시간 뒤 WBC 호세 슐레이만 회장은 “채점과정에서 잘못이 발견됐다”며 무승부를 선언. 결국 WBC는 내년 초 재 경기를 하기로 결정.

⑩2루심 된 대통령 경호원

야구에서 주심을 제외한 누심은 공 주머니를 차지 않는 게 원칙.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2003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7월17일 대전구장. 노무현 대통령이 시구를 하는 동안 낯선 심판원 한 명이 공 주머니를 찬 채 2루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심판이 아닌 경호원. 그렇다면 주머니엔 뭐가 들었을까. 이 사건이 보도되자 청와대 브리핑지는 위장경호 기법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아 다시 한번 구설수에 올랐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