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사면초가' 쿠엘류 감독

입력 2003-12-03 13:35수정 2009-10-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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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첩첩산중'(疊疊山中).

4일 개막하는 제1회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대표팀 감독이 처한 상황이다.

쿠엘류 감독의 얼굴에서는 언제부턴가 웃음기가 사라졌다. 말은 더욱 없어졌다.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인상에 소탈한 행동으로 인기를 누렸던 쿠엘류 감독은 오만에서 열린 2004아시안컵 2차 예선에서의 부진으로 진퇴위기에 몰린 뒤부터는 농담도 꺼린다. 대한축구협회 이원재 국가대표팀 언론담당관은 "쿠엘류 감독이 최근 들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농담은 커녕 잘 웃지도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록 연습경기였지만 지난 1일 가진 울산대전에서도 대표팀이 0-1로 어이없이 패하는 등 쿠엘류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여전히 불안하다.

모든 것이 성적탓. 올 3월 취임이후 지난달 불가리아와의 평가전까지 12경기에서 5승1무6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한국과 비슷하거나 강팀을 상대로 시원하게 승리한 적도 없다.

동아시아대회는 그런 의미에서 쿠엘류 감독에게 지도력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 쿠엘류 감독이 내년 7월 아시안컵 본선까지 대표팀을 이끌 수 있을지는 이번 대회의 결과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쿠엘류 감독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 그것도 전승 우승이다. 한, 중, 일 아시아 3강에 홍콩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불신임 분위기에서 탈출,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확실히 보장받겠다는 것.

쿠엘류 감독의 승리에 대한 갈증은 지난 2일 출국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출국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한 쿠엘류 감독의 대답은 "승리하고 싶다. 선수들도 그렇게 바라고 있다"는 것. 또 대표팀이 보완해야 할 점으로 문전 마무리 부재와 골을 내줄때 강한 압박보다 느슨한 플레이로 손쉽게 실점하는 두 가지를 꼽으며 "남은 기간 이 부분에 훈련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엘류 감독은 이를 위해 선수들의 이름값이나 경력을 보고 출전시키기 보다는 당일 컨디션이 최상인 선수들을 최우선적으로 기용하겠다며 선수들의 바짝 긴장시켰다.

전망은 어둡지 않다.

한국이 박지성 이영표(이상 아인트호벤)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등 유럽파의 불참으로 최상의 전력은 아니지만 일본도 유럽파가 모두 제외돼 같은 조건에서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24전10무14패로 뒤져 있는 중국은 '공한증'(恐韓症)을 떨쳐버리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보다 한수 아래고 홍콩은 4개국중 최약체로 꼽힌다.

10일 한일전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쿠엘류 감독은 "지금은 첫 상대인 홍콩전이 제일 중요하다. 홍콩전이 끝나면 중국전이 중요해질 것이고 중국전이 끝나면 일본전이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임하는 쿠엘류 감독의 남다른 각오가 느껴진다. 과연 쿠엘류는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부활해서 돌아올 수 있을까.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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