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신상웅전집'…비판적 리얼리즘의 작품세계 정리

  • 입력 2003년 9월 26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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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웅전집/신상웅 지음/총 10권 9만8000원 동서문화사

4·19세대의 대표적 작가이자 비판적 리얼리즘의 기수로 불려온 작가 신상웅(65·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전집 전 10권이 발간됐다. 전집에는 대표작으로 꼽히는 ‘심야의 정담’, 등단작인 ‘히포크라테스 흉상’을 비롯해 장편 3편, 중편 5편, 단편 50편 등 그의 전 작품이 망라됐다.

신상웅은 1968년 중편 ‘세대’지 신인상에 ‘히포크라테스 흉상’이 당선돼 등단하면서 당시 금기시됐던 군 내부 문제를 대담하게 파고들어 주목을 받았다. 주한 미군부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무대로 정의감에 불타는 젊은 장교의 좌절을 그린 ‘분노의 일기’, 역시 군을 배경으로 분단 문제가 부과하는 정신적 형벌을 형상화한 ‘심야의 정담’ 등 그의 작품들은 분단 문제와 산업화에 의한 인간 왜곡을 직시한 진지한 주제의식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73년 발표된 ‘심야의 정담’은 6·25전쟁부터 베트남전에 이르기까지 군대를 배경으로 3명의 청년이 겪는 고뇌를 그린 작품. 군 월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이 작품 때문에 작가는 여러 차례 당국의 ‘소환’을 받기도 했다.

주제의 진지성과 더불어 소재에 대한 치밀한 현장취재 및 자료조사에 바탕을 둔 르포르타주 기법은 그의 작품에 탄탄한 무게를 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신상웅의 작품에서는 현실 비판의 서투른 의도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기법도 뛰어나고 세련됐지만 그보다는 그가 갖고 있는 인간에의 깊은 신뢰감에 작품의 무게가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창작에 일단락을 짓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작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기 위해 전집을 냈다”며 “전 작품을 꼼꼼히 손질해 일부는 거의 새롭게 쓰는 마음으로 다듬었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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