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56호’ 神의 벽을 넘어라

  • 입력 2003년 9월 26일 0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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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일본의 야구영웅 오 사다하루(왕정치·현 다이에 호크스 감독)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인 1964년 세운 한 시즌 아시아 홈런 기록(55개)도 예외는 아니다.

‘라이언 킹’ 이승엽은 55홈런 고지에 오르기 위해 최근 12경기 1홈런의 극심한 홈런 갈증에 시달린 끝에 25일 기와와의 광주경기에서 아시아 타이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6경기. 26일 하루를 쉰 뒤 27일 롯데와의 사직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6연전에 들어간다. 이 페이스면 시즌 예상 홈런은 58개.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이승엽은 비교적 펜스 거리가 짧은 대구(SK, 롯데)에서 2경기, 광주(기아)에서 1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잠실(LG)에서 2경기, 사직에서 1경기가 남았다.

일본에서도 그동안 오의 기록을 깨기 위한 수많은 도전과 좌절의 역사가 있었다.

85년에는 용병 1세대인 랜디 바스(한신)가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85, 86년 연속 타격 3관왕을 차지한 괴물타자 바스는 54홈런을 날린 뒤 남은 2경기에서 오의 현역 시절 소속팀 요미우리로부터 전 타석 볼넷을 얻는 ‘추잡한 승부’의 희생양이 됐다.

2001년에는 터피 로즈(긴테쓰)가, 지난해에는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가 잇달아 55홈런 타이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로즈는 54호를 날린 뒤 7경기 만에 55호를 터뜨렸고 이후 5경기에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만나지 못했다. 그나마 시즌 마지막 경기가 돼서야 일본 입장에서 보면 용병인 한국의 구대성(오릭스)을 만나 정면승부를 펼치는 행운을 잡았지만 화룡점정에는 실패했다. 카브레라 역시 5경기를 남겨놓고 55홈런까지 갔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이승엽도 예외는 아니었다. 첫 도전인 99년에는 106경기 만에 48홈런을 날려 당시 60홈런까지 예상됐지만 곧바로 12경기 무 홈런의 혹독한 슬럼프에 빠진 끝에 54홈런에 그쳤었다.

베이브 루스를 내보낸 1918년 이후 85년간 우승하지 못한 보스턴의 ‘밤비노 저주’에 비유될 만한 ‘오의 악령.’ 과연 이승엽은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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