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주석께서 추천하신 영화 ‘타이타닉’. 저희 상회는 타이타닉의 유일한 광고주입니다.”
‘개혁’ ‘개방’과는 거리가 먼 듯이 보이는 양쯔강 중류의 한가로운 도시 푸링. 그곳에도 자본주의와 할리우드의 물결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미국인 영어 교사가 1996년 이곳에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파견됐다.
이방인으로서 인생 한가운데의 평온한 세월을 기대했지만, 그를 맞이한 것은 덩샤오핑의 갑작스러운 사망, 홍콩의 중국 반환, 5·4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등 중국 사회 격변을 상징하는 굉음들. 저자는 때로 유머 가득한 말투로, 때로는 신랄하게 ‘중국의 격동’과 모순을 꼬집는다. 몇 년 후면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의 담수로 송두리째 바뀌어버릴 양쯔강 허리를 찾아 쓴 현장 기록에는 이방인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겨 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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