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양한철/사진 찍는다고 철쭉 꺾고 짓밟다니…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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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국내 최대의 철쭉 군락지인 지리산 ‘바래봉’에 다녀왔다. 땀을 흘리며 2시간여에 걸쳐 올라간 정상에는 얼마 전 막을 내린 철쭉제가 아쉽다는 듯이 철쭉들이 만개해 있었다. 땀을 식히고 철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필자의 옆에도 사진을 찍는 가족이 있었다. 그런데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졌다. 어머니가 어린 딸에게 이미 만개한 철쭉의 가지를 꺾어 손에 쥐어주며 포즈를 취하게 하고 또 철쭉 가지를 마구 훼손해가며 군락을 이룬 중심부까지 들어가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닌가. 한참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할 부모가 자연을 훼손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었다. 자연을 훼손해가며 찍은 사진을 간직하는 것보다 자연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법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양한철 전북 남원시 고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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