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예비신부 에이미의 일기'…결혼준비 이야기

  • 입력 2003년 5월 2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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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부 에이미의 일기/로라 울프 지음 이은선 옮김/367쪽 9500원 문학사상사

“스티븐하고 만난 지도 이제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잖아. 둘이 잘 어울리겠다, 스티븐이 못해주는 것도 아니고, 직장 없는 백수도 아닌데 왜 결혼을 안 하겠다는 거야?”

“내가 애용하는 세탁소 주인도 알고 지낸 지 1년이고 번듯한 직장이 있는 사람이야. 그렇다고 그 사람하고 결혼해야 되니?”

잡지 ‘라운드 업’의 특집담당 부편집장인 29세의 에이미는 주위 사람들이 끊임없이 외쳐대는 ‘결혼의 필요성’에 물음표를 던진다. 우정을 나누는 많은 친구들과 근사한 남자친구, 일이 있는데, 왜?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 스티븐이 극장 매점 앞에서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했다! 순식간에 ‘예비 신부’로 변신한 에이미는 ‘결혼식 준비 리스트’를 쥐고 ‘결혼 전쟁’에 뛰어 드는데….

회사 일과 결혼 준비를 분주하게 오가며 써 내려간 에이미의 경쾌한 일기는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는 여성 독자라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번잡하기 짝이 없는 결혼 준비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런 게 결혼이란 말인가’하고 끔찍한 기분이 들 수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날은 결혼 이후의 매일 매일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겠다는 맹세가 아니라 그 맹세를 지키는 쪽이 훨씬 중요한 일이다.” 곧 결혼은 ‘사랑의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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