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158km…SK 엄정욱 국내 최고 광속투

  • 입력 2003년 4월 27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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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장성호
기아 장성호
158㎞. 국내 야구 100년 사상 처음으로 전광판에 158이란 숫자가 아로새겨졌다.

27일 SK와 한화의 문학경기. 7회 초 2사 후 한화 김태균 타석. 볼 카운트 원스트라이크에서 SK ‘광속구 투수’ 엄정욱(22)의 손을 떠난 제2구 바깥쪽 약간 높은 직구는 김태균의 방망이를 힘으로 밀어붙이며 백네트로 줄달음쳤다.

국내 투구 스피드 사상 최고기록이 세워진 순간. 문학구장엔 짧은 정적이 흘렀다. 포수 박경완도 놀란 듯 엄정욱에게 공을 되돌려주는 데 시간이 걸렸다. 투구 스피드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관리하지 않는 비공인기록이긴 하지만 종전 최고 역시 엄정욱이 지난해 5월11일 문학 기아전에서 기록한 156㎞.

비록 SK는 한화 외국인투수 에스트라다의 완봉 역투에 말려 0-6으로 완패했지만 문학의 홈팬들은 한바탕 신바람이 났다. 엄정욱이 김태균을 3구 삼진으로 잡은 것을 비롯해 8회까지 2이닝 동안 3루타 1개를 맞았지만 6개의 아웃 카운트 중 삼진만 5개를 잡는 ‘K쇼’를 펼쳤기 때문.

엄정욱은 경기 후 “어차피 진 경기여서 아무런 부담감 없이 던진 게 주효했다. 요즘은 강속구보다는 제구력 위주의 피칭을 하는데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현대 정민태와 삼성 임창용은 나란히 4승 고지에 오르며 20승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99년 마지막 20승 투수에 등극했던 정민태는 사직 롯데전에서 8회 1사까지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몸에 맞는 공 1개와 4안타만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10-0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정민태는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뛴 2시즌을 제외하면 99, 2000년에 이은 3연속 다승왕을 넘볼 수 있게 됐다.

현대는 2-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9회 프랭클린, 심정수, 강병식이 잇달아 홈런을 터뜨리며 대거 8점을 뽑아 최근 9연승과 함께 선두 삼성을 1경기차로 추격했다.

잠실에선 삼성이 임창용의 완벽투를 앞세워 LG에 1-0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첫 다승왕을 노리는 임창용은 8회까지 탈삼진 9개를 빼내며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 삼성은 7회 선두 박한이가 안타로 나간 뒤 계속된 2사 2루에서 브리또의 가운데 적시타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홈런이 난무한 광주경기는 기아가 11-4로 승리. 기아는 두산 김동주에게 2개를 비롯해 4개의 홈런을 맞았지만 모두 1점홈런이었고 8회 장성호가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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