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과욕이 문제야”

  • 입력 2003년 4월 17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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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이기기 위해선 이른바 ‘미치는’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시즌 개막 후 10연승을 달린 삼성에는 매 경기마다 ‘미친’ 선수들이 나왔다. 최근 경기만 해도 15일 현대전에선 양준혁이 ‘사이클링 히트’를 쳐냈고 16일 경기에선 김한수가 5타점을 거두며 신들린 듯한 방망이 실력을 보여줬다. 마해영은 벌써 홈런이 5개.

하지만 삼성 타선에서 유독 슬럼프 기미를 보이는 선수가 있다. 바로 3번에 자리잡은 이승엽(27·사진). 그는 5일 두산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쳐내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으나 이후 연신 헛방망이질을 하고 있다.

시즌타율이 불과 1할대(0.186)에 트레이드마크인 홈런은 3개. 이승엽은 16일 수원 현대전에서도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에 대해 그의 ‘사부’인 삼성 박흥식 타격코치는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있다”고 지적한다. 박 코치는 “타격할 때 몸이 앞으로 쏠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공을 잡아 놓고 쳐야 하는데 쫓아가면서 타격하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것 외에 정신적인 부담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려 미국진출을 노리는 이승엽은 올해를 국내 프로무대에서 뛰는 마지막 해라고 여기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은 것은 물론 뛰어난 타격성적을 올려 미국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받고 싶은 게 속마음.“다른 해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승엽의 슬럼프는 단기적인 것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나이는 어리지만 워낙 ‘산전수전’ 다 겪은 대선수이기 때문. 박 코치는 “영리한 선수니까 본인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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