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 정보공조 강화하라

  • 입력 2003년 4월 3일 19시 01분


북한의 지대함 미사일 발사 여부를 놓고 한때 한미일의 판단이 엇갈려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다. 1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일본측 보도를 부인했던 우리 국방부는 미국측이 발사 사실을 확인하자 다음날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한 걸음 물러섰다가 어제 다시 “발사 가능성은 낮다”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은 것으로 한미 양국이 확인했다’고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밝혔지만 사흘간 두 나라의 정보공조에 장애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전시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면 어땠을까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이다.

지금은 북핵 문제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점이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예의 주시하는 것이 당연한데 한미 양국의 정보수집 및 판단의 결과가 서로 달랐다면 어느 나라가 잘못했더라도 중대한 문제다.

한미간 대북(對北) 정보공조에 구멍이 나 있어서 빚어진 문제라면 더 큰일이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이번에는 우리 정보가 더 정확했던 것이지만 한국이 대북 정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기회에 우리 군이 독자적인 정보전력을 강화해 미국과 더 원활한 정보교류를 할 수 있는 상시 대비태세를 갖추기 바란다.

한미간에 손발이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칫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고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간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일이다. 따라서 한미 군 당국은 이 같은 혼선이 발생한 원인을 밝혀 정보공조 체계를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미 양국은 이번 일이 정보수집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정보해석상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인지를 규명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행태를 계속하고 있는 북한을 제어하는 최선의 방책은 한미 군사당국의 긴밀한 협조체계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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