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화제의 참가자들

  • 입력 2003년 3월 1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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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번 완주까지 지켜봐 주세요”…101번째 완주 김영달씨

"이젠 200회 완주를 향해 달릴 겁니다."

이날 생애 101번째 마라톤 완주를 한 김영달씨(67·용인시 구성읍)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김씨의 기록은 4시간7분30초.

평생 대학 강단에 섰던 김씨가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것은 미국 메인주에서 교환 교수를 하던 1987년. 키 1m65에 몸무게 81㎏의 비만이던 그는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숨이 차고, 늘 피곤에 시달려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듬해인 1988년 미국의 한 마라톤 대회에 첫 도전했지만 ‘끔찍한 고통’을 체험했다.

“결승선을 5㎞정도 남겼는데 다리에 쥐가 났어요. 거의 기다시피 해 결승선을 통과했지요."

김씨는 이 때부터 ‘마라톤 중독자’가 됐다. 달리기로 건강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안정감과 활기를 찾았다. 현재 몸무게는 63㎏. 김씨는 미국 보스턴 대회 2회 참가를 포함, 국외 대회 63회, 국내대회에 38회 참가해 완주했다. 동아마라톤은 7번째. 단 한번도 완주에 실패한 경기가 없는 김 할아버지의 최고 기록은 3시간 25분.

▼“뛰면서 서울구경… 너무 멋졌어요”…獨 ‘쉐링’ 리암 콘돈이사

이번 대회에는 외국인들의 참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사업가와 외국상사원들의 가족들, 그리고 미군들이 참가해 한국의 마라톤 가족들과 호흡을 맞추었다.

독일계 제약회사 쉐링의 아시아 중동 지역 담당 마케팅 이사인 리암 콘돈(35)씨.

그는 12일 입국해 각종 임원 회의에 참석한 뒤 동아마라톤에 참가했다.

마라톤을 뛴 16일 오후 6시 다시 타이페이로 출국한 그는 “마라톤은 휴식”이라고 했다. 뛰고 나면 활력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라는 것.

2시간 47분 31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콘돈씨는 “훈련을 제대로 못해 2시간 50분을 목표로 삼았다”며 “오르막이 없는 평탄한 코스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풀코스 대회에 25회 참가했고 최고기록은 2시간 29분.

일본 암웨이 게리 스미히로 수석 부사장의 부인인 샐리 스미히로씨(43)는 동아마라톤에 참가해 두가지 들거움을 만끽했다. 달리는 즐거움과 서울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었기 때문.

그는 “달리면서 본 서울은 깨끗하고 멋있었다. 특히 서울을 가로지르며 도시와 멋진 조화를 이루는 한강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기록은 3시간31분34초.

특별취재반=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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