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제주 전훈 한화이글스 “날씨야 고맙다”

  •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08분


프로야구 한화 유승안 감독의 큰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있다.

1월말 구단이 돌연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취소하고 제주도로 방향을 틀자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 따뜻한 해외에 비해선 쌀쌀한 제주도 날씨 탓에 부상자가 속출할 터이고 마땅한 훈련 상대도 없는데다 국내라는 속성상 선수 관리에 애를 먹을 것으로 봤기 때문. 여기에 선수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도 염려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걸프전 탓에 OB를 제외한 7개팀이 해외전훈을 취소한 91년 이후 12년만에 처음 국내 전훈에 나선 한화의 제주 캠프는 예상과는 달리 활기가 넘쳤다.

가장 걱정했던 날씨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롯데는 최근 그곳의 이상 한파와 비로 훈련을 못하는 날이 많았다. 삼성 기아 두산이 몰려 있는 하와이도 춥기는 마찬가지.

이에 비해 제주도는 2월 들어 평년 기온을 웃돌며 유난히 따뜻했고 선수들이 미리 추위에 대한 정신무장을 한 덕분인지 감기 걸린 선수만 1,2명 나왔을 뿐 부상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게 유감독의 자랑이다.

선수 관리도 송진우를 비롯한 고참 선수들이 모범을 보이고 있다. 4일 훈련에 1일 휴식을 하고 있는 한화는 선수들의 외출을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고참들이 주축이 돼 휴일 외에는 외출자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계속되는 빡빡한 훈련 스케줄에도 불평하는 선수가 없다. 그러나 훈련 상대는 제주도에선 찾기 힘들어 다음달 2일 경남 남해의 대한야구협회 캠프로 이동해 대학팀들과 연습경기를 하기로 했다.

유감독은 “처음엔 구단의 일방적인 제주 전지훈련 결정에 반대를 하기도 했지만 이젠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 올해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겠느냐”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주=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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