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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2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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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역 주민들의 건의와 주장이 국정운영 과정에서 모두 수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더라도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듣는 기회는 많을수록 좋다는 느낌이다. 인터넷을 통한 의견제시도 가능하겠지만 대면(對面)방식이 훨씬 더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취임 후에도 계속되기 바란다.
사실 지금 노 당선자에 대해서는 국민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가 반대나 비판의견을 수용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국민 사이에서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가감(加減)없이 듣는 것은 새 정부의 연착륙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미리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토론을 진행하는 것은 대화의 의미와 효과를 반감시키는 일이다. 과거 여러 대통령들이 국민의견을 수렴한다며 여러 차례 국민토론회를 개최했지만 발언할 인물이나 주제가 사전에 정해져 진정한 여론을 듣지는 못했다.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 찬사만 늘어놓는 등 생활현장의 분위기와 동떨어진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민의의 왜곡이었던 셈이다.
노 당선자는 형식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스타일을 살려 이런 일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급적 많은 주민을 참가시키고, 또 아무런 제약없이 발언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쪽에 더 치중하는 것이 유익하다. 그런 자연스러움 속에서 진정한 민초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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