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KCC 보이드 3점포 5방 '펑펑'

  • 입력 2003년 1월 8일 01시 57분


KCC 이지스가 칼 보이드(사진)의 대활약을 앞세워 갈 길 바쁜 모비스 오토몬스를 잡고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KCC는 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2∼2003 애니콜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정규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이번 시즌 한번도 꺾어보지 못했던 모비스에 87-78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CC는 8위로 순위는 변하지 않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와 승차를 3게임으로 줄였다. 반면 6위 모비스는 7위 SBS 스타즈에 반게임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KCC의 승리는 ‘떠돌이’ 보이드의 손에서 나왔다. 보이드는 지난 시즌 코리아텐더 소속으로 한국땅을 밟자마자 2001년 12월 LG로 트레이드됐다. LG에서 팀을 챔피언결정전에까지 올려놓았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리바운드 능력은 있지만 기술이 부족하고 힘으로만 하는 농구를 구사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보이드는 이번 시즌 KCC가 벤 퍼킨스를 기량 미달로 퇴출시키면서 구사일생으로 한국무대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평균 18득점에 10리바운드로 외국인 선수로서는 그저그런 수준.

하지만 7일 모비스전에서 보이드는 변신에 성공했다. 골밑에 바짝 붙어 리바운드를 따내는 자신의 장기 대신 고감도 외곽슛을 쏘아올려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았다.

보이드는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쏘아올려 9득점을 올리더니 3쿼터에서도 연속으로 3점슛 2방을 터뜨려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3점슛 5개를 포함, 양팀 최다인 23득점에 리바운드도 역시 양팀 최다인 13개. 특히 보이드는 상대팀 주포 데니스 에드워즈를 꽁꽁 묶는 탄탄한 수비력도 선보여 신선우 감독을 모처럼 웃게 만들었다.

이날 승부는 싱겁게 결정났다. 보이드가 외곽슛을 퍼붓는 한편 전희철(16득점) 추승균(18득점)이 골밑 돌파를 거푸 성공시켜 KCC는 2쿼터 중반 37-26으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다급해진 모비스는 전면 강압수비로 나서며 우지원 등의 외곽포에 기대를 걸었으나 슛은 번번이 림을 벗어났다. 26개의 3점슛 중 7개만 들어가 성공률 26%.

결국 모비스는 경기 종료 2분여 전 외국인 선수를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며 다음 경기에 대비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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