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올 종교서적은 '명상집의 해'

  • 입력 2002년 12월 27일 18시 14분


올 한 해동안틱낫한 등외국고승들의 명상서적과 기독교의 배타성에 반기를 든 대담한 책들의 출간이 늘어났다. 왼쪽부터 ‘화’‘청바지를 입은 예수’‘다윈주의자도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다니엘 학습법’.
올 한 해동안틱낫한 등외국고승들의 명상서적과 기독교의 배타성에 반기를 든 대담한 책들의 출간이 늘어났다. 왼쪽부터 ‘화’‘청바지를 입은 예수’‘다윈주의자도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다니엘 학습법’.

올해 출판계에서 저자 MVP를 뽑는다면 아마 10권 가까운 책을 쏟아낸 베트남의 고승 틱낫한이 될 것이다.

올 종교서적 분야는 외국 고승들의 명상집이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틱낫한의 책은 제목을 바꾼 것까지 포함해도 올해 모두 8권이 발간됐다. 50만부 넘게 팔린 ‘화’를 비롯해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등이 베스트셀러 행진을 거듭했다.

달라이라마 역시 그 같은 바람에 일조했다.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은 도올 김용옥의 인기와 맞물리면서 꾸준히 팔려나갔다.

틱낫한의 책은 70년대부터 꾸준히 출간됐으나 올해 갑자기 인기를 얻은 것에 대해 ‘복잡하고 불안한 세상에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평화에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긍정적 시각과 ‘대형 출판사의 광고 공세에 의존한 마케팅의 승리’라고 보는 지적이 공존한다. 하지만 그의 글이 이 시대 사람들의 마음결을 사로잡았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미화 실장은 “‘현재는 참고 견디며 미래를 바라보라’는 전통적 메시지 대신 ‘미래가 아닌 바로 이 순간을 즐겨라’는 틱낫한의 메시지가 요즘 사람들의 감성에 더 부합한 것 같다”며 “수행방법도 ‘걷기’ ‘미소짓기’ 등 일상생활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기독교 서적에서는 김동환 전도사, 전병욱 강준민 이재철 목사 등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기독교 인터넷 쇼핑몰 갓피플몰(www.godpeople.com)에 따르면 올해 기독서적 판매 1위는 김동환 전도사의 ‘다니엘 학습법’이 차지했다. 기존 학습관련 서적이 공부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다뤘다면 ‘다니엘 학습법’은 크리스천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해 자발적 동기부여를 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인기를 끌었다는 것.

전병욱 목사는 ‘강점으로 일하라’(3위), ‘히스기야의 기도’(4위), ‘하나님 사람의 선명한 기준’(7위) 등 3권을 모두 10위 안에 올려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예수와 성서의 신성에 도전하거나 기독교의 배타성에 반기를 든 대담한 책들이 특히 많이 발간된 한 해이기도 했다.

김경재 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의 ‘이름 없는 하느님’, 오강남 교수의 ‘예수가 외면한 그 한가지 질문’, 노만 메일러의 소설 ‘예수의 일기’, 티모시 프리크와 피터 갠디의 공저 ‘예수는 신화다’, 이스라엘 핑컬스타인과 닐 애셔의 ‘성경-고고학인가 전설인가’ 등이 모두 이런 계열의 책들이었다.

또 광고마케팅 회사인 존스그룹의 회장인 로리 베스 존스의 ‘청바지를 입은 예수’는 경영자적 시각에서 예수를 바라본 책이며 마이클 루스의 ‘다윈주의자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는 진화론과 창조론을 비교하며 접점을 모색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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