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2-16대 대선]노후보 고향 경남 김해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8시 58분


노무현 후보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19일 하루종일 희비가 엇갈렸다.

주민 45가구 125명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른 아침부터 전국에서 몰려든 내외신 취재진 등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임시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마을회관 옆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고, 부녀자 10여명은 자청해서 음식을 만들어 날랐다.

마을 이장 이용희(李龍熙·51)씨는 “손님 대접을 위해 어제 마을 곗돈 50만원으로 진영읍에서 돼지고기 2마리 분을 사왔다”고 소개했다.

주민들은 오전 10시부터 삼삼오오 진영읍 진영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로 향했다. 고향에 살고 있는 노 후보의 형인 건평(建平·60)씨와 부인 민미영(閔美迎·46)씨도 마을 인근 사찰인 봉화산 정토원에 새벽 기도를 다녀온 뒤 투표를 했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지지철회 소식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였다.

수척한 모습으로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던 건평씨는 “간밤에 정 대표의 노 후보 지지철회 소식을 듣고 가슴이 답답해 술을 마셨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출구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주민들은 활기를 되찾았다. 마을회관 앞 모닥불 주위로 모인 주민들은 트럭 위에 설치한 TV를 지켜보며 노 후보와 선거 결과 등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오후 3시40분경 선영을 찾은 노 후보가 마을을 방문하자 주민들은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춘 채 노 후보를 둘러싸고 “노무현”을 연호했다. 노 후보는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마을을 떠났다.

진영〓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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