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2]李후보 "재벌개혁 강조하다 재벌합작"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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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는 ‘안정이냐 불안이냐’의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는 ‘안정이냐 불안이냐’의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안정이냐, 불안이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15일 기자회견에서 던진 대국민 메시지의 핵심 키워드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해 보인 불안정성을 적극 부각시켜 다양한 국정 경험으로 상대적 안정감을 갖춘 이 후보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른 대선후보들에게 북한 핵개발 포기를 위한 서명을 제안하고,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 등 노 후보가 보여준 정책 혼선 현상을 조목조목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특히 노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간 공조에 대해선 15대 당시의 ‘DJP공조의 아류’라고 규정, 거칠게 몰아붙였다. 대북 및 재벌정책 등에서 평행선을 달린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정책 혼선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측은 이 같은 ‘안정론’이 선거전 막판 부동층을 붙잡을 수 있는 최대의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 공약 비판에 대해 부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는데….

“경제 현실의 기본조차 모르는 얘기다. 부자들은 오히려 걱정이 없다. 집값이 내리면 안 팔면 그만이고, 대전에 가서 미리 땅을 사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민들만 시달리고 고통을 받게 된다. 수도권의 상권이 붕괴되고 부동산가격이 폭락하면 빚 내서 내집 마련한 서민들은 빚더미 위에 올라앉게 된다. 수도권에서 돈벌이 기회가 사라지면 수많은 서민들이 일자리를 잃고 생업의 터전을 잃게 된다.”

-노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이 수도권 과밀해소 방안이라고 한다.

“이는 결국 수도권의 노른자위를 없애고 속빈 강정으로 만들어 버리는 수도권의 황폐화, 공동화를 의미할 뿐이다.”

-노 후보는 정 대표와 선거공조를 하고 있다.

“두 분 사이의 정치적 공조에 대해선 언급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중요한 정책이 무더기로 바뀐다면 국민들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노 후보는 재벌 개혁을 유난히 강조했는데 지금 재벌과 합작한 상태에서 과연 어떤 재벌 개혁을 추구할 것인가. 대북 현금 지원은 계속 하는 것이냐, 아니면 중단하겠다는 것이냐.”

이에 대해 민주당 홍성범(洪性範) 부대변인은 “서명운동 같은 단순 이벤트로 표를 얻고자 하는 천박한 발상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이 후보의 대북관이 평화와 통합을 위한 전략인지, 전쟁과 분열을 위한 전략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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