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체전도 못여는 ‘세계최고 경기장’

  • 입력 2002년 11월 8일 17시 54분


2002한일월드컵때 브라질-중국전을 비롯해 예선 3경기와 독일-파라과이의 16강전이 펼쳐졌던 서귀포의 제주월드컵경기장.

뒤로는 한라산, 앞으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월드컵때 한국을 찾은 외국 축구팬들의 입에서 “너무 아름답다”는 감탄사를 저절로 나오게 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비롯한 국제축구 관계자들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의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아름다운 제주월드컵경기장이 9일부터 제주 일원에서 시작되는 제83회 전국체육대회 기간 뿐 아니라 앞으로도 한 동안 사용이 금지됐다. 이유는 올 여름 2차례의 태풍으로 파손된 지붕막 공사로 내년 6월까지는 보수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

당초 제주시는 공사를 하더라도 전국체전의 3경기 정도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를 예정이었으나 지붕막 공사가 태풍에 찢긴 6칸 뿐만아니라 나머지 13칸까지 모두 뜯어내고 대대적으로 실시됨에 따라 모두 취소됐다.

무려 1200억원이나 투입한 경기장을 월드컵때 단 4번 사용하고 전국체전을 비롯한 중요한 대회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손실. 여기에 내년 보수공사가 끝난 뒤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의 운영을 맡고 있는 서귀포시청의 한 관계자는 “월드컵 대회 전에는 경기장 근처에 대형극장을 짓거나 경주장으로 이용하는 방안이 거론되었으나 현재 확정된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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