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0월 27일 18시 2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 북-일 교섭시 예상되는 주요 의제 | |
| 일측 우선과제 | 납치 피해자 및 가족의 영구귀국과 납치 진상 규명 핵, 미사일 개발 등의 안전 보장 문제 |
| 북측 우선과제 |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 보상에 해당하는 경제협력 실시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 반환과 보상 재일조선인(북한국적)법적지위향상 |
| 기타 현안 | 과거 양국간 무역에서 발생한 북한 측 채무 해결 북한 공작선과 마약밀수선 일본 출현 방지책 요도호 납치 용의자 인도 |
북한과 일본간 수교 교섭이 29일과 30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다.
양측간 수교 교섭은 91년 1월 이후 12회째며 2000년 10월 이후 중단된 지 2년 만이다.
이번 교섭은 9월의 북-일 정상회담 이후 상당한 진전이 예상됐으나 일본인 납치와 북한 핵개발 문제로 분위기가 일변했다.
교섭에서 일본측은 피랍자 문제와 북한 핵개발 문제에, 북한측은 과거 청산을 위한 보상 차원의 경제협력 자금 확보에 각각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일본측의 가장 큰 관심사는 우선 납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조기 영구귀국 실현과 사망자 8명에 대한 진상 규명. 일본측은 북한으로부터 충분한 답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측 양해 아래 일본을 일시 방문한 피랍자 5명을 약속을 어긴 채 북한에 돌려보내지 않고 있는 것도 수교회담의 주도권을 이미 잡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피랍자에 대한 보상 문제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측이 제기할 또 다른 핵심의제는 북한의 핵개발 문제. 일본은 ‘핵개발의 포기 없이는 수교도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일부 언론은 “북한 핵무기가 향하는 곳은 남한이 아닌 도쿄”라며 공세적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측은 교섭에서 ‘핵개발과 관련되는 모든 국제합의를 준수한다’는 내용의 평양선언을 토대로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강력히 요구할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주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주장하면서 ‘핵개발 선 포기’를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답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피랍자와 가족의 귀국 문제에 대해서는 납치 사실을 공개 시인한 터여서 대폭 양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과거 청산’을 위한 보상 차원의 경제협력 자금에 대해서도 북한은 언제 얼마나 줄 것인지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하리란 전망이다. 하지만 피랍자와 핵 문제에 대한 시원스러운 답변이 없는 한 일본도 ‘과거 청산’ 보따리를 쉽게 풀어놓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도쿄〓조헌주특파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