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라커룸]모자에 새겨진 ‘서용빈과 김재현’

  • 입력 2002년 10월 22일 22시 20분


LG ‘캐넌 히터’ 김재현(27)은 22일 LG와 현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날 그는 뛰고 싶어도 뛸 수 없었다. 고관절에 피가 잘 돌지 않아 뼈가 주저앉는 희귀한 병에 걸려 다음달 수술을 받기 때문. 그러나 그는 심한 통증 속에서도 올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334, 16홈런, 61타점을 기록하는 투혼을 보였다.

전날 수원 1차전을 TV로 지켜본 김재현은 이날 LG 더그아웃에서 흰색 유니폼이 아닌 긴 코트 차림으로 동료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갑작스러운 동료의 부상을 안타까워한 듯 이상훈 유택현 이동현 등 LG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들어 김재현의 등번호인 ‘7’자를 새긴 모자를 쓰고 나오고 있다. 또 시즌 도중 군입대한 서용빈의 등번호 ‘62’도 함께 새겼다. 떨어져 있어도 늘 함께 있겠다는 결의를 다진 것.

김재현은 “선후배들이 보여준 뜨거운 동료애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상훈은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나 있는 동료를 위해 더욱 힘을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친 LG가 당초 현대에 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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