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대업 면담 보고서 문건 대응 않겠다" 신중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8시 31분


검찰은 ‘김대업 면담 보고서’ 문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어떤 견해도 밝히지 않고 있다.

병역면제 의혹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정현태(鄭現太) 서울지검 3차장은 11일 오전 공식 수사 브리핑에서 문건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검찰의 입장은 병역면제 의혹 수사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발생한 수사 외적인 사안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많은 검사들은 문건 내용 중 특히 검찰과 관련된 부분이 부정확하거나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서울지검장 교체와 관련해 문건에는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뒤에서 지켜줄 서울지검장을 확실한 사람으로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 지검장인 이범관은 수사에 반대했던 인물’이라고 돼 있다.

서울지검 특수1부가 8월2일 병역면제 의혹 수사에 착수한 뒤 같은 달 16일 서울지검장은이범관(李範觀) 검사장(현 고검장)에서 김진환(金振煥) 검사장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서울지검장이 바뀐 사실을 제외하고는 문건의 내용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많은 검사들의 의견이다.

“이 고검장이 수사에 반대했다거나 김 검사장이 누구를 뒤에서 지켜준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또 문건에는 ‘검찰 인사 후 한나라당에서 비판을 제기할 경우 테이프를 언론에 흘려 국민의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돼 있지만 테이프는 검찰 인사가 있기 4일 전인 8월12일 공개됐다.

문건에 나온 ‘11월 수사 종결’ 부분도 검찰이 최근 내부적으로 수사를 최대한 빨리 종결하기로 한 방침과는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이 같은 문건은 병역면제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만 가중시켜 수사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반응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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