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여자가 성서를 읽을 때´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7시 49분


◇여자가 성서를 읽을 때/한미라 지음/351쪽 1만3500원 대한기독교서회

대체로 성서는 여성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들 일컬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여자들은 성서를 더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성서가 여성을 어떻게 말하는 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 둘째, 성서속의 여성들 이야기가 현대 여성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저자는 “성서를 볼 때 모든 역사의 개시는 여자들의 숨은 공로 없이 불가능했다”고 말한다. 엑소더스 즉 출애급 사건, 신이 인간으로 화한 성육신 사건 등 신구약에서 가장 중요한 두 사건을 통해 신은 여성에게 먼저 자신의 의지를 밝힌 뒤 여성을 중요한 도구로 사용했기 때문.

예수가 사랑하고 아끼신 많은 여자들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예수를 찾은 여인들’ 장에서는 간음하다 잡혀온 여자, 예수에게 도전한 이방인 여자, 예수의 발을 씻긴 여자의 이야기를 색다른 시각에서 다룬다. 예수가 신뢰했던 4명의 제자 즉 막달라 마리아, 베다니의 마리아와 마르다, 사마리아 우물가에서 만난 여인 이야기가 새로운 시각으로 전개된다.

사도들의 전도활동에 있어서도 여성들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사도 바울은 책망하는 여자와 칭송하는 여자를 분명하게 가른다. 베드로를 속여 책망을 받은 뒤 즉사한 삽비라, 여자들 사이 갈등을 일으켜 책망받은 유오디아와 순두게의 일화에서도 성서의 여성관을 엿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의 마지막 장은 다소 색다르게 ‘유전공학의 진보’를 다룬다. 생식공학은 불임여성의 문제를 상당부분 기술적으로 해결해 준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생명을 단순히 잉태시키는 것을 넘어 유전자를 조작하고 생명을 복제하는 비윤리적 행위를 조장한다. 저자는 “생명을 주관하는 분이 하나님임을 깨닫고,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고 소중히 여기며 살 것”을 권고하는 메시지로 책을 끝맺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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