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금리인상說 솔솔

  • 입력 2002년 9월 29일 17시 38분



한국은행이 10월 콜금리를 올릴 것인가에 대해 논쟁이 뜨겁다.

26일 한은이 총액대출한도를 2조원 줄인다고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을 위한 사전포석’과 ‘금리 유지를 위한 절충안’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나왔다.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콜금리 연내 인상 여부를 놓고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금리 인상이냐 동결이냐〓금리인상을 예측하는 쪽은 박승 한은 총재에 무게를 둔다. 총액대출한도를 줄인 것도 시중자금의 공급을 줄여 금리를 올리려는 것이라는 해석.

국민은행 박광배 증권운용팀장은 “현재 4.25%인 콜금리가 10월에 4.5%, 12월에 4.75%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채권을 운용한다”고 말했다. 삼성투신운용 박성진 채권운용팀장도 “금리인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내외 경제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정부 내에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고 연말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도 부담이다.

현투증권 박순문 채권영업팀장은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와 주식시장 동향이 인상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영향〓전문가들은 대체로 콜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금리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이다. 경기를 진정시키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인 데다 채권의 투자가치가 주식에 비해 높아지기 때문.

그러나 이번 콜금리 인상 논의는 경기와는 관련이 없으며 부동산값과 가계대출을 억누르기 위한 것으로 목적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금리인상의 효과 자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를 다소 위축시키겠지만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예상했다. 국민은행 박 팀장도 “콜금리를 0.5%포인트 올려도 체감 대출금리는 여전히 저금리”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최근 금리와 주가가 한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선임연구위원은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주가와 금리가 한 방향으로 움직여 온 만큼 금리가 오른다고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올라 부동산가격이 떨어지고 내수경기가 위축되면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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