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팀 소속으로 활동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에서 유도복을 입기는 정확히 1년만. 그러나 한국방문은 두 번째다. 올초 일본대표로 확정된 뒤 부산을 찾아 옛 동료들과 갑작스런 귀화를 둘러싼 오해를 풀며 가슴 한 켠을 무겁게 짓눌렀던 부담을 털어 냈다.
훈련을 마친 추성훈에게 ‘우승은 따논 당상이겠다’고 칭찬하자 곧바로 정색한 얼굴로 “가장 힘든 상대는 바로 접니다. 나 자신을 이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추성훈은 일본생활에 대해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대표로 선발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한국보다 일본에서의 생활이 더 어렵지만 일본에서는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고 꿈을 키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태극마크를 목표로 98년 귀국했던 추성훈에게 짧은 한국생활은 그다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지 않다. 추성훈은 대표선발전에서의 잦은 탈락을 자신에 대한 편파 판정탓이라고 생각했고 국내 유도계는 자신을 언제까지나 이방인으로 간주했다는 것. 2001년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던 추성훈이 돌연 귀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바로 국내 유도계에 대한 환멸 때문.
그러나 추성훈에게 남아 있는 한국은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의 나라〓조국’이었다. “한국에 오면 한국만의 냄새를 느낀다. 냄새는 김치 불고기같은 음식일 수도 있고 한국 특히 부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일 수도 있다. 그 냄새가 너무 좋고 결코 잊을 수 없다”. 추성훈은 또 “2004아테네올림픽까지는 일본대표로 활동한 뒤 은퇴후에는 한국 유도 발전을 위해 무엇이든지 돕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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