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남기영/‘파출소 피살’은 주민에 대한 테러

  • 입력 2002년 9월 27일 17시 57분


23일자 A31면 ‘파출소 경관 피살-실탄 든 권총 탈취당해’를 읽고 쓴다. 전주 금암2 파출소에서 발생한 경찰관 피살 권총탈취 사건을 ‘국민과 경찰에 대한 테러’로 간주하고 싶다. 현재의 파출소는 지역 주민들에게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파출소 담을 허물고 파출소 마당을 주민쉼터로 활용하고 있고, 화장실은 이미 오래 전에 개방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112순찰차는 주민이 자동차의 문을 못 열 때, 타이어가 펑크났을 때, 차량의 연료가 갑자기 떨어져 운행을 하지 못할 때, 술에 취한 사람이나 노약자가 보호를 요청할 때 112신고만으로 3분 이내에 달려가 도움을 주도록 하고 있다. 경찰관 3부제 근무로 불필요한 숙직방을 개방해 어린이놀이방이나 청소년독서실로 운영하는 파출소도 있다. 그렇다고 테러범에 굴복해 담장을 다시 치고, 일반인에게 화장실을 폐쇄하며, 112구조 요청시 경찰 본연의 임무가 아니라고 단호히 거절할 수는 없다. 또한 파출소 안을 24시간 녹화 촬영한다면 일반인이 파출소를 방문해 대화를 나눌 경우 상당한 부담감을 가질 수 있고 인권침해 논란도 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벌어진 금암2 파출소사건은 ‘주민의 생활공간에 대한 테러’로 규정해 전 국민의 이름으로 응징해야 할 것이다.

남기영 강원 원주 중앙동파출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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