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대북 밀사 10년동안의 X파일 ´신동아 10월호´

  • 입력 2002년 9월 27일 17시 30분


신동아 10월호는 화제의 인물기사로 풍성하다. 10년간 대북 밀사로 쌀 지원 등 숱한 대북 사업을 추진해온 홍지선 전 KOTRA 북한실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가 대북 사업에도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95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현철씨가 이석채 당시 재경원 차관을 대북 협상대표에 앉히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것. 홍씨에 따르면 이 전차관은 삼선비너스호 억류사건 당시 북한에 사과문을 보냈다고 한다. 또한 대북 쌀 수송선 씨아펙스호는 YS가 오기를 부리는 바람에 신변보호각서도,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출항했다고 한다.

국회에서 인준동의안이 부결된 장상 전 총리 서리는 이대 교수로 돌아간 후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피의자 청문회를 구별하지 못했다” “공정하고 합리적, 객관적인 기준없이 처음부터 내게 도덕적으로 흠이 있다고 전제하고 그쪽으로 몰아갔다”며 ‘인민재판식’ 인사청문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대권 등정에 나선 정몽준 의원의 출생 비밀, 별난 대학생활, 의문의 군경력, 박사학위 의혹, 2000억원 재산 등 이른바 ‘5대 비밀’을 추적한 기사도 흥미롭다. 7·11 개각으로 물러나면서 다국적 제약사의 로비설을 제기했던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신이 1년5개월간 경험한 행정현장을 고발하며 “허위보고가 판을 치는 ‘철밥통 행정’을 개혁하라”고 일침을 놓았다.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구속된 이래 12년 동안 우울증과 자폐증, 거식증으로 고통받으며 칩거 중인 마광수 연세대 교수는 “검열의 공포가 내 인생을 갉아먹었다”며 복잡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밖에 정치적 계산에 따른 정몽준과 축구협회, 히딩크의 ‘오버액션’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 타살로 밝혀진 허원근 일병 사건과 관련, “헌병대는 현장 사진조차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당시 부검의의 증언, 10년간 1000여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한국판 카사노바’가 들려주는 성 풍속도 등도 눈길을 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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