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농구][부산AG/北스타]“이명훈 모시기 쉽지않네”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03분


이명훈(위)과 99년 통일농구대회때 사용한 버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명훈(위)과 99년 통일농구대회때 사용한 버스. 동아일보 자료사진
“세계 최장신 농구선수 모시기가 장난이 아니네.”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남자농구 간판스타 이명훈(33·2m35)이 행여나 불편할까봐 남북 관계자 모두 노심초사하고 있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는 22일 북한 대표팀이 이명훈을 위해 전용차량과 침대를 특별 제작해 줄 것을 공식요청했다고 밝혔다.

한때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이 가시화되던 이명훈은 제자리에 서서 손만 뻗어도 농구림(3m5)에 힘차게 덩크슛을 할 정도로 위력적인 ‘키 값’을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앉은키만 해도 1m30으로 보통 의자로는 어림도 없다.

대회조직위는 침대의 경우 보통 침대에 폭 1m, 길이 50㎝의 보조침대를 붙이는 해결책을 마련했다. 차량의 경우는 국내 제작사에 미니버스를 제공받을 예정.

다행스런 점은 이명훈이 99년 12월 통일농구대회에 참가했을 때 준비했던 노하우가 있다는 것. 당시 주최측인 현대아산은 현대자동차로부터 25인승 버스 ‘카운티’를 9인승으로 개조해 이명훈에게 제공했었다. 버스문 바로 뒤에 위치한 이명훈의 좌석은 보통 버스좌석의 두배 크기로 비행기 1등석 좌석형태. 당시 버스 앞뒤에는 ‘리명훈 235’라는 커다란 플래카드를 달기도 했다. 이 버스는 통일농구대회 이후 북한으로 보내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입장.

99년 12월 24일 성탄전야에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통일농구대회 공식만찬 때도 호텔측은 이명훈을 위해 특수제작한 대형의자를 제공했다.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해프닝은 벌어졌었다. 비행기에 내려 공항과 직접 연결된 통로로 나오다가 그만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고 만 것. 그러자 대회주최측은 경기가 벌어질 잠실실내체육관에 이명훈의 동선에 따라 곳곳에 ‘머리조심’이라는 팻말을 급히 달아놓기도 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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