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인물]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이민성 소장

  • 입력 2002년 9월 15일 17시 35분


“추석 연휴 기간에 아프면 지체없이 전화번호 1339를 누르세요. 가까운 응급실을 안내해줍니다.”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이민성 소장(58·사진)은 전국의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15곳과 지역별 센터 101곳의 업무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책임자이다.

의료원 진료부장이면서 비뇨기과 전문의인 이 소장이 센터 책임자가 된 것은 올해 1월. 국내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처음 마련되면서 의료원 진료부장이 센터 소장을 겸직한다는 ‘국립의료원 기본운영’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명절은 대부분의 병원이 외래 진료를 하지 않아 비상진료체계에 허점이 생길 수 있는 시기. 대신 응급실에 의료진을 확충하는 등 추석연휴 비상진료체제에 들어간다.

이 소장과 중앙센터의 응급의학 전문의 등 직원 12명도 명절이 다가올수록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각 응급실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점검을 반복해서 하느라 요즘도 철야 근무를 하기 일쑤.

이 소장은 “연휴기간 동안 중앙센터는 대형사고에 대비한 중앙상황실 역할도 하기 때문에 명절이라도 4명의 직원이 번갈아가며 24시간 비상근무를 한다”고 말했다.

중앙센터가 별도로 운영하는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에는 의사가 상주하고 있어 환자의 증상을 듣고 관련 전문의가 있는 병원 응급실을 안내해주고 있다.

중앙센터는 올해 월드컵 등 대형 행사가 열리고 국가의 응급의료시스템을 통합 관리할 필요가 커지면서 설립됐다. 최근에는 봉사자의 손길이 닿지 않는 강원 산간 오지의 수해지역에 10여명의 의료진을 파견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오지에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의 응급의료시스템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단계지요. 모든 일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이 소장은 “월드컵을 무사히 마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의 응급의료체계가 선진국 수준으로 거듭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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