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우승 명장 박종천감독의 쓸쓸한 퇴장

  • 입력 2002년 9월 11일 17시 47분


여자농구 현대의 창단 후 첫 우승을 이끈 박종천 감독(42·사진)이 지휘봉을 잡은 지 100여일 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나 사퇴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 하이페리온 구단은 11일 “박감독이 개인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해 이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6월1일 취임해 2002 여름리그 우승을 이끈 뒤 인터뷰에서 “내친김에 여자대표팀도 이끌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던 박감독이 돌연 사퇴로 돌아서 그 배경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

박감독은 팀훈련을 재개한 2일 이영주 코치에게 훈련을 일임한 뒤 7일 단장과의 면담 후 사표를 제출했는데 돌연 사퇴의 이유는 단장을 비롯한 구단 실무자들과의 마찰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 현대건설의 자금난으로 KCC와 현대백화점 등으로부터 팀운영자금을 지원받는 어려운 입장에서 충돌이 잦았던 것.

박감독은 11일 “구단 실무자들이 팀 발전에 전혀 뜻이 없다, 꿈에 바라던 우승을 한 뒤에도 나아진 게 없다, 선수들만 불쌍하다”고 불만과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21년간 몸담았던 현대 울타리를 떠난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큰 충격이다. 당분간 아무생각없이 푹 쉬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대해 현대 구단은 갈등을 시인하면서도 “돈 때문은 아니다. 말 못할 사연이 있다”고만 되풀이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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