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축구가 좋다, ‘노장투혼’은 더 좋다

  • 입력 2002년 9월 11일 17시 47분


때론 화려하게, 때론 묵묵히 그라운드를 지켜온 선수들. 프로축구는 ‘노장’이 있어 더욱 뜨겁다.

울산 현대의 ‘가물치’ 김현석(35)과 성남 일화의 ‘여우’ 신태용(32)은 경기마다 자신이 만든 기록을 깨나가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나란히 프로축구 사상 첫 ‘60득점-60도움’ 클럽 개설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들이기도 하다.

올 시즌 부천 김경범이 세운 프로축구 통산 최다 출전 기록(338경기)을 갈아치운 울산 김현석은 10일까지 통산 110골, 54도움을 기록중. 득점 역시 통산 최다. 도움은 성남 신태용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욕심’이 많다고 해야할까. 다른 선수들 같으면 벌써 은퇴했을만한 나이지만 “언제까지라도 뛸 자신이 있다”며 체력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도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90년 프로축구에 데뷔한 김현석은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에서 올해부터 수비수로 변신했지만, 포지션에 불만을 터뜨리기 보다는 조용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 공격 일선으로 나서는 일도 잦다. 수비에 치중하다보니 도움 기록을 쌓아나가는데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프리킥 페널티킥 등에서는 전문 키커로 나서 득점은 여전히 쏠쏠하게 올리고 있다.

신태용은 요즘 별명 그대로 ‘여우’같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김대의, 샤샤, 이리네, 황연석 등 성남의 최전방 공격수들이 보여주는 폭발적인 화력은 모두 신태용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패스할 때와 드리블 할 때를 확실히 아는 것이나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축구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자신의 홈페이지(www.fieldfox7.co.kr)를 통해 스스로도 “예전에는 90분을 뛰느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체력을 안배할 줄 알아 힘든 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통산 85골을 기록중인 신태용은 92년 프로데뷔 첫 해 신인왕을 시작으로 95년과 2001년 최우수선수(MVP), 96년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상복이 많은 선수였다. 정규리그 우승도 4번이나 차지했었고, ‘베스트 11’에 포함된 것도 7차례나 된다.

각종 영예를 맛본 신태용이지만 지난해 프로축구 최초의 ‘50득점-50도움’은 김현석에게 내줘야했다. 하지만 최초의 ‘60득점-60도움’ 클럽 가입은 김현석보다 신태용쪽으로 기우는 듯 하다. 수비수로 나서는 김현석보다 중원을 지휘하는 ‘사령관’ 역할을 하는 신태용이 스트라이커들과 더 가까이 있는 까닭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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