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對民지원 나선 軍에 큰 박수를

  • 입력 2002년 9월 8일 18시 46분


“○○부대 장병 여러분 고맙습니다. 강남동 주민 일동.” 엊그제 새벽, 여느 때처럼 강릉시 수해현장에 출동한 모 부대 대대장 박철완 중령은 밤사이 거리에 나붙은 현수막을 보는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고 말했다. 그 현수막은 일주일 이상 매일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수해현장에서 땀흘린 박 중령과 부하 장병 등 우리 군에 보내는 국민 전체의 마음이기도 하다.

사상 최대의 태풍 피해를 맞아 전국 수백개 지역에서 대민(對民) 지원 및 복구활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군에 큰 박수를 보낸다. 자연재해 때 군이 대민 지원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올해는 특히 군의 헌신이 두드러진다. 마을 전체가 흙더미 속에 파묻히는 엄청난 재난을 당한 상황에서 군의 역할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속수무책으로 방치됐을 지역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육·해·공·해병대 모두 이번 태풍으로 막사를 잃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보았음에도 민간의 고통부터 챙기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특히 육군은 며칠 전 김판규 참모총장이 ‘군사작전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을 지시한 후 군부대들이 자신의 관할지역 밖으로까지 파견돼 피해복구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이 전례 없는 대규모 복구지원 활동에 많은 주민들이 감동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실의에 빠진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군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은 단순히 노동력 제공 차원을 넘어 정신적으로도 큰 위로가 되고 있다.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고립된 가옥에서 이재민들을 부축해 대피시키는 모습에서, 지역 주민이 감사의 표시로 건네는 작은 정성을 완곡하게 사양하는 모습에서 세대간 지역간 국민 화합의 희망을 엿보게도 한다.

국가적 재난상황에 처해 군이 보여준 헌신적인 봉사는 민군(民軍) 관계를 공고하게 다지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국가안보 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군이 진정한 강군(强軍)이다. 대한민국 군이 자랑스럽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