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국내 첫 소개된 마담 드 스탈의 '코린나'

  • 입력 2002년 9월 6일 17시 39분


□코린나 1·2 / 마담 드 스탈 지음 권유현 옮김 / 각권 350쪽 내외 각권 1만4000원 문학과지성사

오스왈드는 기품 있고 잘 생긴데다 재기있는 스코틀랜드의 귀족이다. 다만 젊은이의 생기와 노인의 생각이 공존하는 고통으로 인해 건강이 조금 좋지 않을 뿐이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즐거움’ 중 하나인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여인, 코린나. 시인이며 작가인 로마 제일의 미녀다. 예술의 영광만이 유일하게 허락된 이탈리아인들이 민감하게 찾아낸 천재이기도 하다.

로마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귀족 카스텔 포르테 공은 대규모의 군중이 운집한 코린나의 대관식에서 이렇게 얘기한다(그 순간 그의 시선이 우연히 오스왈드에게 머무른다).

“코린나를 만나십시오. 만약 당신이 당신의 삶을 그녀와 함께 지낼 수 있다면, 그리고 그녀가 당신에게 안겨줄 두 배의 생활을 오래도록 누릴 수 있다면. 그러나 당신이 그녀를 떠나야 한다면 그녀를 만나지 마십시오. 당신은 일생동안 당신의 감정과 사색을 함께 나누고, 몇 배로 풍요롭게 해주는 이렇게 창조적인 영혼을 찾아다녀보아도 소용없습니다.”

18세기말 이탈리아와 영국을 배경으로, 오스왈드와 코린나는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숨겨진 과거와 서로의 낯선 문화가 두 연인 사이에서 불안하게 꿈틀거리는데….

‘코린나’는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마담 드 스탈의 작품으로 국내에서 처음 번역됐다. ‘이탈리아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당시 이탈리아의 풍습 문화 예술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권유현씨는 “언뜻 보기에 매우 감상적인 여행 안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이는 것들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묘사는 작가의 치밀한 의도 아래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하고 스토리 전개를 암시하기 위해 있다”고 설명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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