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토종 골잡이들 “골대가 넓다”

  • 입력 2002년 9월 4일 17시 14분


우성용
이것도 월드컵의 여파일까. 그동안 용병들의 기세에 눌려 제대로 힘을 못쓰던 ‘토종 골잡이들’이 2002삼성파브 프로축구 K리그에서 한껏 물오른 골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득점 선두인 ‘꺽다리’ 우성용(부산 아이콘스)은 10골로 유고용병 샤샤(성남 일화)를 3골차로 따돌리고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신병호(전남 드래곤즈)와 황연석(성남)도 6골로 샤샤를 바짝 뒤쫓고 있는 등 국내스타들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신병호

지난해 정규리그와 올 개막대회인 아디다스컵에서 각각 산드로(수원 삼성)와 샤샤가 득점왕에 올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올시즌에는 에드밀손(전북 현대), 미트로(수원), 디디(부산) 등 초특급 외국인 스트라이커들이 가세해 언제나처럼 용병들의 득세가 점쳐졌었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난뒤 막이 오른 K리그는 ‘토종들’이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고 연일 스탠드를 꽉 채운 팬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토종 스트라이커’중 우성용이 단연 돋보인다. 우성용은 득점의 절반을 머리로 넣었던 지난해와 달리 정규리그 들어 9골을 발로 차 넣었다. 정규리그가 반환점을 돈 1일 수원전에서야 올해 마수걸이 헤딩골을 성공시키는 등 전천후 골잡이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당연히 득점왕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황연석
‘풍운아’ 신병호도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2년간 일본 중국 브라질 등을 떠돌다 올해 국내 프로에 둥지를 튼 신병호는 울산 현대에서도 밀려 전남으로 건너온 뒤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하며 ‘떠돌이의 한’을 떨쳐내고 있다. 7월20일 포항전부터 4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6골로 득점랭킹 상위권에 올랐다. 물론 팀내에서 지코와 세자르의 몫이었던 간판 골잡이 타이틀을 낚아채 왔다.

샤샤의 그늘에 가려 있던 황연석은 조커를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샤샤에 불과 한 골 뒤지는 6골을 작렬시키며 팀에서 스트라이커로 확고한 위치를 굳히고 있다.

수년간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로 활약하다 월드컵팀에서 탈락하는 비운을 맛봤던 이동국(포항 스틸러스)과 김도훈(전북)도 5골씩을 잡아내며 화려하게 부활해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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