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어린날의 날개짓

  • 입력 2002년 9월 2일 10시 38분


어린 날의 날개짓이 아름답다.

"소연아! 어린 나이에 힘든 훈련때문에 몸이 고단하지. 한타 차로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에서 맘을 졸여야하는 순간도 감당하기 벅차겠지. 그렇지만 20대, 30대의 어른들도 삶의 목표를 잡지못해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 사람에 비해 넌 10살에 네꿈을 찾았고, 네가 좋아하는 일에 열심만 하면 되는거야. 지금은 내 말이 잘 이해가 안되겠지만 소연이가 내 나이가 되면 네가 얼마나 큰 짐을 덜었는지, 많은 시간을 아꼈는지 알게 될거야" 기자의 말을 듣던 소연이. 필자의 말뜻을 이해했는지, 못했는지 한참동안 한곳만 응시하고 있다.

소렌스탐처럼 큰 선수가 되기위해 오늘도 내 몸보다 큰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 144cm, 40kg의 작은 체구의 소연이.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치곤 외소하다라는 느낌마저 들지만, 사진을 찍겠다고 포즈를 취해달라는 주문에 아이언을 들고 힘껏 스윙하는 모습은 그 나이또래에서 느낄수 없는 다부짐마저 든다.

4학년 초(10살) 부터 골프를 시작한 소연이는 장차 아니카 소렌스탐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골프를 좋아 하게됐다고 수줍은 듯 기자에게 말을 건넨다. 20대 후반의 나이에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기자에 비해 이 아이는 아주 어린 나이에 자신의 길을 찾은 것. 부럽다 못해 대견함마저 들지만, 아이는 어린나이에 주어진 삶의 무게가 그저 힘들 뿐이다.

소연이가 골프를 시작하는데 가장 큰 힘을 실어주었던 장본인은 아버지 남정석(43)씨. 운동신경이 둔한 한 살 아래의 남동생에 비해 소연이는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탁월한 운동신경을 발휘하였다.

유통업에 종사하면서, 짬시간을 이용해 골프를 취미삼아 치던 아버지 남정석씨는 골프의 매력에 푹빠져, 딸에게 골프를 가르치기 시작하게 되었다고 회고한다. 딸아이가 기대이상으로 골프를 잘 익힐뿐만 아니라, 골프를 즐기면서 치는 것을 알게되자 이제 소연이를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겠다는 꿈마저 갖게 됐다고 한다.

"퍼팅의 정교함을 익히기위해 매일 같이 연습해요"

소연이가 운동감각이 뛰어난데 반해, 외소한 체구 때문에 체력적인 면에서 다소 떨어져 걱정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선 체력을 보강해야 하는데 잘 먹질 않아요. 키도 또래에 비해 작구요. 그리고, 우리 소연이가 7살에 학교를 들어가 자기보다 한 살 많은 언니들과 경쟁을 해야하니 그것도 힘겨운 일이죠."

중·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한 살 터울에서 오는 노련미는 극복될 것이라고 보며 현재로서는 체력보강에 전념하겠다고 말을 이었다.

비록 작은 체구지만,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만큼은 남들에게 지지않는 소연이는 220~230 Yard로 볼을 날릴만큼 장타다. 하지만 아직 어린 나이라 정교한 퍼팅처리는 힘들다. 학업에 매여있는 학생인데다 다른 학생들처럼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등을 다니며 예체능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라운딩을 자주 돌 수 없어 라인을 보는 것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퍼팅연습에 중점을 둬 하루에 2~3시간씩 골프연습장을 찾는다고 한다. 퍼팅에 대한 노련함과 드라이버 샷감을 키우기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한다.

아버지 남씨도 소연이가 어디를 가든지 함께한다. 방과후가 되면 소연이를 데리고 골프연습장을 찾거나, 각종 대회가 열릴 때도 항상 아버지 남씨가 동행한다고. 그래서 정작 자신의 일은 소연의 스케줄 뒤로 밀려있는 상태라고 말하는 남정석씨는 아버지로서 큰 사랑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소연이에게 늘 미안하다고 기자에게 푸념석힌 말을 내뱉는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었습니다. 국내 골프장에서는 70타를 치던 녀석이 80타를 웃도는 거예요. 아직 어린나이라서 그런지 소연이의 단점을 여러번 지적했지만 잘 고치지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만 매를 든적이 있었습니다. 알죠. 알아요. 아마 저한테 불만이 많을 거예요. 소연이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점도 많을 거란걸…"

남씨의 말에서 자식에 대한 부정(父情)이 묻어난다. 역시 주니어는 아버지가 만든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들. 기자는 주니어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느끼는 훈훈함이 오늘도 배어난다. 자식에 대한 남씨의 마음을 소연이 백분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 전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소연이 옆에 남씨가 함께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한 세계무대를 향한 두 사람의 행보는 계속 될 것이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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