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강남 아파트 무리한 재건축 성행

서울 강남에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아파트 중 상당수가 지은 지 20년도 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구조상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대부분은 지은 지 20년이 갓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년이 채 안된 단지도 19곳이나 된다.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개포시영아파트는 완공된 지 18년째다. 안전진단에서 재건축 가능 판정을 받은 일원동 현대사원아파트도 지은 지 19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또 경과연수가 18년인 서초동 현대아파트는 재건축 사전 절차 중 마지막 단계인 사업계획승인까지 받았다. 재건축 논의가 한창인 개포 주공 2, 3, 4단지도 83년에 건설됐다.

지은 지 20년도 안된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되는 이유는 구청의 형식적인 안전진단 때문. 배경동(裵慶東) 서울시 주택국장은 "지금까지는 아파트 안전진단을 각 구청이 맡고 있어 멀쩡한 건물도 재건축 허가를 받았다"며 "앞으로는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돼 종전과 같은 무분별한 재건축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내구성에 신경 쓰지 않아 건물 수명이 짧은 것도 재건축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파트용 콘크리트 강도만 해도 미국이 400∼500㎏/㎠, 동남아는 300∼400㎏/㎠를 유지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210∼270㎏/㎠ 수준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의 평균 수명은 19년으로 미국(103년)이나 프랑스(86년) 독일(79년)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짧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